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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부모글] 한글 가르치기 - 신미령 (사가성, 사가홍 엄마)
  • 조회 수: 1694, 2016-10-11 20:12:43(2016-10-11)
  • 한글 가르치기


    저는 베델한글학교를 보내는 두 초등학생의 부모입니다. 저희 아들들은 3학년 4학년 연년생입니다. 아빠가 대만인이고 아주 어릴 적부터 맞벌이 부모 때문에  아이들이 미국 데이케어에 다녔습니다. 그래서 한글에 많이 노출되지 못하고 저와 남편이 영어로 대화를 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한국문화에 대해 상대적으로 잘 알지 못하는 편입니다. 
     
    3년전 한글학교에 보내기로 했을 때 나름대로 고민이 있었습니다. 모시고 사는 시부모님은 아이들이 중국어를 하기를 원하셨고 아이들이 한국말을 배우는 것을 나름 못마땅해 하셨습니다. 결국은 두분의 의사대로 중국어도 배우기로 하였고 한글도 같이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은 당연히 어려워 하였고, 어디가나 적응하기 힘들어 하는 둘째는 하루가 멀다하고 한글학교 교실 앞에서 울어댔습니다. 수업을 못 따라가고 힘들어해서 교무실에 앉아 있는 날도 허다했습니다. 하루는 받아쓰기에서 빵점을 받아오는 날도 있더군요. 우는 아이를 달래고 협박을 하면서 과연 내가 이걸 해야 하나 이제 그만둬야 하나 고민하는 날도 수도 없이 많았습니다. 남편은 한글을 그만 두면 어떻겠냐고도 물어보곤 했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니 아이들이 더듬더듬 글을 읽기 시작했고 마켓에 가면 자기가 좋아하는 과자의 이름을 읽고 신나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하루는 한글 학교 오피스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둘째가 많이 울고 힘들어해서 오피스에 왔는데 여기서도 울어대서 데리고 가면 어떠냐는 전화였습니다. 결국 남편과 시어머니를 모시고 오피스에 가는데 속으로 많이 고민이 되었습니다. 내가 아이를 잡는 것인가, 이것이 옳은 것인가에 대해 , 또한 시어머니 뵐 면목도 없었습니다. 오피스에 갔을 때 박 목사님과 오피스 선생님들이 저희 남편과 시어머니를 너무 따뜻하게 맞아주셨고 저희에게 주신 용기와 선생님들이 보여주신 인내와 사랑을 잊을 수 없습니다. 포기하지 말고 계속 보내기로 하고 숙제를 못하거나 점수가 낮아도 잘 하고 있다고 용기를 주기로 하였습니다. 시어머니와 남편도 동의하셨구요. 저희 두 아이 다 같은 레벨을 다음 해에 다시 하기도 했습니다. 이젠 적응도 이전 보다 잘 하고 울거나 교무실에 가는 횟수도 눈에 띠게 적어졌습니다. 
     
     아이들이 이전에 물어봤습니다. 왜 한글과 중국어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요. 저희 남편이 말해주었지요. 너희는 반 한국인 반 대만인이기 때문이라구요.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4학년인 큰 아이는 조금 이해를 더 하는듯 합니다. 하루는 학교에 다녀와서 자기가 중국말 하는 친구도 알아듣고 한국말 하는 친구도 알아들었다고 씨익 웃더군요.
     
    저는 열혈엄마가 아닙니다. 직장에 아이들에 시부모님에 작년에 끝난 대학원 공부에 제 코가 석자라도 모자랍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자기가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해 알기를 원합니다. 자아가 제대로 성립되어야 건강한 정신과 마인드가 오리라 믿습니다. 물론 하나님의 말씀이 기초가 되어야 하겠지만요. 저는 아이들이 한국어와 중국어를 완전히 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기초를 심어준다면 이후에 아이들이 자랐을 때 어느날 언어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저희 남편은5살에 오클라호마 시골에서 이민 와 자랐습니다. 물론 그 학교에는 저희 남편과 형제들만 유일한 동양인인 곳이었지요. 남편은 가끔말합니다. 자기가 고등학교 때 까지는 본인이 백인인 줄 알았다구요. 친구도 모두 백인, 주위 사람도 백인이었을 테니까요. 하지만 시아버님이 어느 날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아들아, 거울을 봐라, 거울에 보이는 너의 모습이 사람들이 너를 보는 모습이란다. 너가 아무리 백인이라 생각해도 미국사회에서 너의 모습은 동양인이다. 그러니 너 자신이 누군지를 잊지 말라"고 말입니다. 저도 이 다음에 아이들이 조금 더 크면 똑같이 말해주고 싶습니다. 
     
    어려운 저희 아이들에게 결코 포기하지 않고 사랑과 인내를 보여주시는 한글학교 선생님, 오피스 선생님들께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신미령 (사가성, 사가홍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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